영화/영화리뷰 11

90년대생 멜랑콜리아 | 트렌디한 배우들이 매력있던 영화

아세안 영화주간 2021 오프라인 상영을 통해 관람했다. 90년대생으로서 꼭 봐야할 것 같은 제목에 끌렸다. 아쉽게도 온라인 상영은 제공되지 않았다. 글을 쓰기 위해 찾아보니 인도네시아에서 지난 12월에 개봉한 작품으로 비교적 최근 작품이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원제인 'Generasi 90an : Melankolia'로 구글링하시면 정보를 찾기 쉬우실 거예요. 시작은 호기로웠다. 과거 가족 사진과 그 해의 이슈를 통해 가족사를 설명하는 부분이 좋았다. 1994년,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이 사망하던 다음 날 이뤄졌던 부모님의 결혼식, 12개월 후 누나 인다가 태어나던 날 그리고 2000년에 태어난 아비. 그리고 그들을 인터넷 세대라며 표현했다. 전체적으로 트렌디함을 표방하며, 작품 내 캐릭터들도 그런 ..

영화/영화리뷰 2021.03.22

중경삼림 | 1994년의 홍콩은 여전히 이 필름 안에 살아있다

중경삼림을 극장에서 두 번째로 관람했다. 캐치온부터 왓챠까지 슬슬 VOD, OTT로 공개되는 중이지만 내려가기 전에 꼭 극장에서 한 번 더 보고싶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첫 관람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다. 처음에는 페이(왕페이)와 마약 밀매상(임청하)이 인형 가게에서 한 장면에 담기는 것만 발견했었다. 그런데 하지무가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올라갈 때 663이 내려다보고 있었고, 마약 밀매상이 인도 사람들과 공항에 도착했을 때 663의 전여친인 스튜어디스가 택시를 잡고 있는 듯한 장면도 있었다. 이들의 시공간은 어떻게 흘러가는 것일까. 앞 에피소드에서는 시간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223(금성무)이 5월 1일이 여자친구 메이와 헤어진 한달이 되는 날이라고 했으니까 영화의 시작은 아마 4월 1일이었으려나..

영화/영화리뷰 2021.03.19

거짓말 | 나는 미치광이와 결혼했다

바로 전에 작성했던 '사랑이 들리시나요?'에 이어 두 번째 필리핀 영화 후기를 작성한다.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거짓말'은 여성 감독이 젠더 이슈를 스릴러에 담아 제작했다고 해서 관심이 갔던 작품이다. 저는 아세안 영화주간 오프라인 상영에 방문하여 관람했지만, 온라인에서도 3월 18일까지 네이버TV를 통해 관람할 수 있습니다. 다른 작품들은 3월 25일까지 관람 가능한 것도 있어요. 관람 링크는 줄거리 뒤에 첨부하겠습니다 :) 거짓말(Untrue), 2019 줄거리 (스포 X) "나는 미치광이와 결혼했어요." 딱 위의 사진과 같이 얼굴에 상처를 입은 마라가 경찰관 앞에서 자신과 남편 사이의 일을 회고한다. 필리핀인이 고작 30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낯선 땅, 조지아에서 우연히 사랑에 빠졌다는 두 사람. ..

영화/영화리뷰 2021.03.18

사랑이 들리시나요? | 천천히 전해지는 마음

요즘 언어 교환 앱 Slowly를 통해 필리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삿말 수준이지만 타갈로그어를 하나둘 배우고(Kumusta!), 필리핀의 좋은 밴드(Ben&Ben의 Araw Araw를 들어보세요ㅠㅠ)들도 알게 되어 음악을 듣다보니 어느새 필리핀에 관심이 생겼다. 이번 아세안 영화주간 상영리스트 중에서도 가장 보고 싶었던 영화가 필리핀 작품인 였다. 필리핀 원제는 이다. 포스터만 봐도 예쁘죠? 포스터보고 이거 완전 내 취향인데? 하시는 분들 보시면 포스터에 배신당할 일은 없다고 말씀드립니다😊 로맨스에 생각할 거리가 더해져 기대이상이었습니다. 영화는 3/25(목)까지 네이버TV에서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감상평 뒤에 링크를 첨부해두겠습니다. 줄거리 (스포를 원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아래 감상평으..

영화/영화리뷰 2021.03.17

일대종사 | 왕가위의 과거 영화들에게 보내는 인사

*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CGV 왕가위특별전으로 달렸던 2월. 그 마지막으로 를 보고왔다. 시기 순서로도, 내 관람 순서로도 마지막인 그의 각본 작품이었다. 감회가 남달랐다. 2월 내내 봤던 그의 영화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는 꼭 왕가위가 영화에 대해 전하는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중국과 홍콩의 역사에 대한 배경 지식 또는 무협에 대한 관심이 있으면 다른 해석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 나는 철저히 왕가위 감독 영화를 좋아하는 한 명의 관객으로서 인상깊었던 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후반부에 궁이(장쯔이)와 엽문(양조위)이 가게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1950년이었다. 궁이는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에 엽문을 찾았다. "당신을 마음에 품은 적도 있었어요. 바라는 거 없어요. 후회..

영화/영화리뷰 2021.03.03

2046 | 그곳에선 모든 것이 영원하다

*, , 에 대한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요즘 왕가위 감독의 영화에 푹 빠져 지낸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게 봤던 작품이 과 인데 에는 이 두 영화가 같이 녹아있다. 의 루루(유가령) 그리고 의 차우(양조위)가 에서 다시 등장한다. 영화가 끝나고 인물들이 소멸한 게 아니라 살아왔음이 느껴져 좋았다. 화양연화처럼 찬란한 순간은 아니더라도 말이다. 영화는 시작과 함께 의 결말을 불러낸다. 옛날 사람들은 비밀이 있으면 산에 올라가 나무에 구멍을 뚫고 그곳에 대고 비밀을 털어놨다고 한다. 그 후에는 진흙으로 막아버렸다. 모든 것이 영원하다는 그곳, '2046'은 이 비밀들이 가득 들어찬 구멍으로부터 시작되었나보다. 차우는 그곳을 바탕으로 이라는 제목의 무협소설을 쓴다. 속 수리첸과 차우가 소설을 쓰던 ..

영화/영화리뷰 2021.02.19

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그리 | 해피투게더 속 장과 아휘의 관계

2021/02/17 - [영화/영화리뷰] - 영화 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그리 | 해피투게더에서 통편집 된 캐릭터 두 명 영화 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그리 | 해피투게더에서 통편집 된 캐릭터 두 명 를 보고 도 세트로 예매를 해뒀다. 누군가는 후속이라고 하고, 누군가는메이킹 필름이라고 해서 뭔지 궁금했다. 오늘 보고 오니 이 영화에는

영화/영화리뷰 2021.02.17

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그리 | 해피투게더에서 통편집 된 캐릭터 두 명

를 보고 도 세트로 예매를 해뒀다. 누군가는 후속이라고 하고, 누군가는메이킹 필름이라고 해서 뭔지 궁금했다. 오늘 보고 오니 이 영화에는 제작 과정과 함께 영화 앞뒤로 덧붙였을 수도 있는 말하자면 삭제된 씬들이 포함되어 있다. 홍콩과 정반대라는 곳,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실제로 촬영팀들이 촬영 기간이 늘어지며 향수병을 겪기도 했고, 이런 것들에 영향을 받아 영화가 거듭 수정되며 만들어졌기 때문에 영화와 촬영기가 동일시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는 한 번에 이해하기 쉬운 영화는 아니었다. 영화 속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둘이 함께 하는 게 과연 해피 투게더가 맞는 걸까? 싶다가도 어떤 인연은 이렇기도 하지 않는가하며 납득을 했더랬다. 를 보고 나니 의 여러 궁금증들이 해결되었다. 이 글에서는 ..

영화/영화리뷰 2021.02.17

열혈남아 | 홍콩판과 대만판 결말 및 삽입곡 차이점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특히 음악 선정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장면도 장면이지만 음악이 삽입된 장면의 여운이 특히 진하다. 이번에 를 보면서도 이번엔 어떤 노래가 나올까 내심 기대했다. 그러다 주크박스에서 레코드판이 돌아가고, 둘이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삽입된 노래에서 미소가 지어졌다. 역시, 왕가위구나 싶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다시 들으려고 유튜브에서 ost를 검색하다 보니, 이 노래가 아닌데..? 싶은 거다. 알아보니, 홍콩판과 대만판이 삽입곡이 다르다는 거다. 올해 기획전으로 상영하는 의 경우 홍콩판과 같다. 앞서 말한 주요 장면에서 삽입되는 곡은 Sandy lam의 'Take my breath away'다. 영화 에도 삽입된 곡인데 중국어로 번안한 버전이다. 같은 장면에서 대..

영화/영화리뷰 2021.02.16

열혈남아 | 장만옥, 유덕화의 리즈 시절 그리고 장학우

CGV에서 왕가위 감독의 기획전이 진행중이다. 지금까지 왕가위 영화를 총 세 편 봤다. 오늘 를 보고 왔으니 총 네 편. , , 까지 이전에 봤던 영화들이 취향에 꼭 들어 맞았던 지라 감독의 이름만 믿고 나머지 모든 영화를 예매해뒀다. *본 글에는 와 에 대한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는 왕가위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영화로 알려져 있다. 1987년 작으로 지금으로부터 무려 34년 전 작품이다. 왕가위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 같은 배우들을 자주 출연시킨다. 의 캐스팅은 을 떠올리게 했다. 장만옥과 유덕화 그리고 장학우. 장만옥과 유덕화는 언제가 리즈 시절이 아니겠냐만은, 이 때는 정말 풋풋하다. 에서 스치듯 지나간 두 사람의 인연이 아쉬웠더랬다. 개봉 시기로 따지면 이 그 이후이므로 당시에는 에서 두 사람..

영화/영화리뷰 2021.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