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남아 | 홍콩판과 대만판 결말 및 삽입곡 차이점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특히 음악 선정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장면도 장면이지만 음악이 삽입된 장면의 여운이 특히 진하다. 이번에 <열혈남아>를 보면서도 이번엔 어떤 노래가 나올까 내심 기대했다. 그러다 주크박스에서 레코드판이 돌아가고, 둘이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삽입된 노래에서 미소가 지어졌다. 역시, 왕가위구나 싶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다시 들으려고 유튜브에서 ost를 검색하다 보니, 이 노래가 아닌데..? 싶은 거다. 알아보니, 홍콩판과 대만판이 삽입곡이 다르다는 거다. 올해 기획전으로 상영하는 <열혈남아>의 경우 홍콩판과 같다. 앞서 말한 주요 장면에서 삽입되는 곡은 Sandy lam의 'Take my breath away'다. 영화 <탑건>에도 삽입된 곡인데 중국어로 번안한 버전이다. 같은 장면에서 대만판은 왕건의 '망료니 망료아'가 삽입된다. 한국어로는 당신이 나를 잊어도 나는 당신을 잊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영상을 첨부한다.

 

홍콩판 - Take my breath away

대만판 - 망료니 망료아

사실 느낌이 정말 다르다. 여러 영상을 찾아보고 댓글을 보니, 첫 개봉 당시 극장에서 그리고 비디오 출시 버전에서는 국내에서 대만판으로 공개되었나보다. 당시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국내 팬들에게는 이번 상영에서 배신감이 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전 버전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만족스럽게 보았다.

하지만, 대만판과 홍콩판은 삽입곡뿐만 아니라 결말도 다르다고해서 놀랐다. 다른 결말은 다른 인상을 남겨주지 않는가. 같은 영화지만 어떤 버전을 처음 보느냐에 따라 감상이 달라질 것 같다.

 

열혈남아 대만판 결말

나는 이번에 국내에 상영된 홍콩판으로 <열혈남아>를 첫 관람했기 때문에 역시나 홍콩판이 조금 더 마음에 든다. 대만판을 봤더라면 그건 그것대로 마음에 들었을 것 같다. 홍콩판 결말은 아화(유덕화)의 생사 여부를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았지만, 숨을 헐떡이는 그를 보고 대부분의 관람객은 그가 죽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대만판의 결말을 보자. 그가 쓰러진 것 까지는 똑같다. 하지만, 이후 아오(장만옥)와 교도소에서 만나는 장면을 보아 아화가 총을 맞은 뒤 체포되었고 아직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 촬영은 아화가 쓰러진 이후까지 했지만 홍콩판에서는 삭제가 되었나보다. 개인적으로는 삭제한 게 더 깔끔하지 않나 싶다. 로맨스인가 하고 <열혈남아>를 시작했지만 느와르였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대만판 비디오를 구해서 제대로 비교를 해보고 싶다. 장만옥 유덕화 둘의 투샷이 너무 좋았기에 대만판 결말은 선물처럼 느껴진다. 아화와 아오가 다시 만났다면, 부디 다시 다치지 말고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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