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잔나비의 새 앨범, 가을의 그리움이 담긴 <잔나비 소곡집1> 리뷰

새록리뷰 2020. 11. 6. 19:46

여름철 내내 입었던 반소매 옷들을 한 벌씩 접어 서랍장으로 옮겨넣었습니다. 옷을 개킬 때마다 여름 날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얼마 전의 일 같은데, 벌써 그리움이 되어 있습니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것 같습니다. 실컷 그리워 하는 계절. 오늘 가을의 마음이 담긴 새 앨범이 나왔습니다. 잔나비의 <잔나비 소곡집1>, 지난 해 3월 정규 2집 <전설> 이후 1년 8개월 만이라고 합니다. 

 

 

기타 김도형, 보컬 최정훈

 

 

멤버 구성

세 가지 키워드로 새 앨범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첫 번째로, 멤버의 구성입니다. 네 명이던 멤버가 잠시 둘이 되었습니다. 지난 해 10월, 드럼을 맡고 있던 멤버 윤결이 공익 근무를 위하여 자리를 비웠고, 베이스의 장경준도 올해 결혼 소식을 알리며 잠정 휴식 상태에 도입했습니다. 아쉽지만, 3집 때에는 꼭 함께 해주길 기대해봅니다.

 

완전체로 볼 수 없어 아쉽지만 대신 두 멤버의 케미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김도형과 최정훈은 학창 시절부터 함께 한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소곡집에 담긴 그리움과 같은 감정은 그 기억으로부터 피어난 것 같습니다.



 

미발매곡 수록

앨범의 트랙리스트는 하루 전에 밴드잔나비의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가을밤에 든 생각', '한 걸음', '그 밤 그 밤', '늙은 개', '작전명 청춘', 총 5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타이틀 곡 '가을 밤에 든 생각'에는 이런 구절이 있는데요, '부르다 보면 어제가 올까 그립던 날이 참 많았는데'. 첫 곡을 서막으로 그리움을 향한 여정같은 앨범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첫 번째 곡인 '가을 밤에 든 생각'을 제외하고, 다른 트랙은 공연에서만 종종 선보였던 미발매곡이라고 합니다. '그리운 것들을 마음껏 주워담을 수 있는 그릇같은 곡들'이라는 그의 소갯말이 딱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앨범 소개 및 수록 곡 소개글 전문은 아래에 첨부합니다.

 


그리운 건 많을 수록 좋아!

지나간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만 줄기차게 늘어놓았던 그 동안의 우리에 대해서 스스로의 변명이 필요했어요. 그게 곧 이 노래집에 수록될 곡을 추리는 주제가 되었습니다. 그다지 진취적이지도 특별나지도 않은 머물러있던 그대로. 그 동안 보여드렸던 잔나비의 음악 그대로를 담아보았습니다. 그리운 것들 마음껏 주워 담을 수 있는 그릇 같은 곡들이예요.

개인적으로는, 어떤 앨범보다 의미가 짙어요. 잔나비 음악의 청사진을 담게 될 3집에 대한 욕심과 집념은 잠시 제쳐두고, 지나칠 뻔한 우리의 본분을 깨닫게 해 준 고맙고 착한 앨범입니다.

11월 6일 오후 6시에 나옵니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

-잔나비 최정훈

 

1. 가을밤에 든 생각
어느 가을밤에 든 생각을 노래에 담아봤어요.
 
‘운 좋게 얻은 이 방에서는 하늘에 별도 잘 보여서요
밤이면 두 손 모아 그리워할게 많아서 이 밤 외롭진 않겠네‘
 
끝까지 고민하다 놓아준 가사 한 소절이에요. 여전히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여기에라도 써봤어요.
 
2. 한걸음
날은 점점 더 추워지겠지만 하루 정도는 꽁꽁 싸매고 추억이 깃든 동네로 산책 한번 나가보세요! 나만의 유적지로!
 
3. 그 밤 그 밤
사랑하던 어느 밤에 벌어진 이야기를 담았어요.
그리움은 거꾸로 가는 설렘인가 봅니다.
 
4. 늙은 개
2013년 제가 5살 때부터 키우던 초롱이가 세상을 떠나고, 혼자 남게 된 초롱이의 딸 삼순이를 보며 쓴 곡이에요. 공연에서도 종종 불렀던 노래인데 뒷부분에 숨겨두었던 이야기를 더 붙여봤습니다. 반려동물에게 사람 음식을 주는 건 건강을 해치는 일입니다. 같은 느낌을 나누고 싶었던 어린 마음이겠구나.. 하시며 너그러이 들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5. 작전명 청-춘!
2014년도 여름.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무대에 설 신인을 뽑는 경연을 했었어요. 이 곡으로 참가했었죠. 딱 그 당시의 저희 다운 곡이네요. 다소 우격다짐식의 청춘을 노래 한 곡이라 괜히 세련돼 보이고 싶은 맘에 언제부턴가 부르지 않았었는데, 어떤 이들은 이 노래가 그렇게 힘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분들을 위해. 그리고 이 세상을 그저 놀이터로 여기며 살아가기엔 마음이 너무나도 작았던 그때의 우리들을 그리며 이 소곡집의 마지막 곡으로 실어봤습니다.
 
“오늘 밤 우리는 내일 부를 노랠 짓네 친구야 내일도 함께 부르자!”
 
우리 있는 힘껏 힘냅시다! 힘내세요!
 
어쩔 줄 몰라 하며 북 두들기며 악만 써대던 브릿지 변주 파트에는 쇼콰이어 ‘하모나이즈’가 함께 해주었습니다.

 


SNS에 올라온 영상이나 이전 공연 영상들을 보며, 편곡 전의 곡은 어땠는 지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겠습니다.

 

'그 밤 그 밤(이전 제목 : 슈가)', 출처 : 유튜브 팬계정 'JANNABI_WORLD'

youtu.be/_giz5d12f5U

 

'늙은 개', 출처 : 최정훈 인스타그램 @jannabijh

https://www.instagram.com/p/BNruB7ygZx-/?utm_source=ig_web_copy_link

 

'작전명 청춘', 출처 : 유튜브 팬계정 'JANNABI_WORLD'

youtu.be/6-dJxEvfuDY


 

 

출처 : 잔나비 공식 인스타그램(@bandjannabi)

 

앨범 삽화
잔나비하면 앨범 삽화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를 재생할 때마다 휴대폰에 떠오른 노란 배경의 파란 얼굴을 한 소년의 인상이 깊게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노래의 인기와 함께 삽화 작업을 맡은 콰야 작가의 인기도 더더욱 높아졌는데요. 그의 주 작업 재료인 오일 파스텔이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죠. 바람직한 시너지 효과였습니다. 

 

이번 앨범은 엄유정 작가(@drawingwing)와 함께 합니다. 단순한 선으로 깊은 무게를 지닌 그림을 그리는 능력이 있으신 것 같아요. 작년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열렸던 전시 'I draw : 그리는 것보다 멋진 건 없어'에서 엄유정 작가의 작품들을 보신 분들도 많으실 듯 합니다. 노래를 들으며 그림을 보니 넉넉한 흰 여백이 가을 밤에 든 이런저런 생각들로 채워지는 것만 같습니다. 

 

현재 예약 판매 진행 중인 실물CD에도 엄유정 작가의 삽화 및 보컬 최정훈의 손글씨로 작성된 가사지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가을하면 생각나는 따뜻한 앨범으로 많은 분들께 위로와 사랑이 되길 바랍니다.

 

 

www.melon.com/album/detail.htm?albumId=10514407

 

잔나비 소곡집 l

음악이 필요한 순간, 멜론

www.mel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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